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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없이는 잠들기 힘든 날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달력은 이미 조용히 가을 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24절기 중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건데요.
그런데 막상 체감 날씨는 절기 이름과는 완전히 딴판이라, 매년 이맘때면 "이게 무슨 가을이냐"는 반응이 쏟아지곤 합니다. 왜 이런 온도차가 생기는 건지, 그리고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 입추, 정확히 무슨 뜻일까


입추(立秋)는 '가을에 들어선다'는 뜻을 가진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입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 여름의 시작인 입하, 겨울의 시작인 입동과 함께 사계절의 문을 여는 절기 중 하나로 꼽히죠. 대서와 처서 사이, 그러니까 한여름 무더위가 절정을 지나 한풀 꺾이기 시작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2026년의 입추는 8월 8일 오전 6시 13분입니다. 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해마다 날짜와 시각이 미세하게 달라지는데, 올해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절기상 가을이 시작되는 셈입니다.
입추는 24절기 중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로, 2026년에는 8월 8일 오전 6시 13분이 그 기점입니다.
2. 입추인데 왜 이렇게 더운 걸까


절기상으로는 가을이 시작됐다고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날씨는 입추 무렵에 오히려 무더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24절기가 원래 중국 화북 지방의 기후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반도의 실제 기후와는 다소 시차가 생기는 탓입니다.
특히 올해는 기상청이 8월 기온을 평년보다 높게 전망하고 있어 늦더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낮 최고기온이 31~37도까지 오르는 날이 이어질 수 있다는 예보가 나온 상태라, 절기와 실제 체감 날씨의 간극이 올해도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아침저녁으로는 미묘하게 공기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낮 동안의 더위는 여전해도 밤이 되면 살짝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것이 이 시기의 특징인데, 이런 일교차야말로 절기가 바뀌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입추 이후에도 낮 더위는 이어지지만, 밤사이 일교차가 커지는 것이 계절 전환의 신호입니다.
3. 환절기, 몸은 이미 눈치채고 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안팎으로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이 평소보다 더 많은 부담을 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가벼운 두통이나 비염, 감기 기운부터 시작해서 컨디션 저하를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 면역력을 지키는 방법으로 규칙적인 수면과 함께 땀이 살짝 날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주 2~3회 꾸준히 해줄 것을 권합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버섯, 통곡물, 고구마 등을 챙겨 먹어 장 건강을 관리하고, 비타민C가 풍부한 제철 과일로 항산화 작용을 돕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한낮 기온만 보고 반팔 차림으로 나섰다가 밤늦게 쌀쌀한 바람에 몸이 떨리는 경우가 많으니, 얇은 겉옷 하나쯤은 챙겨 다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이 시기를 건강하게 넘기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4. 입추 전후, 미리 챙기는 가을 채비


예로부터 입추 무렵은 김장에 쓸 무와 배추를 심는 시기로 여겨져 왔습니다. 9~10월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충분히 자랄 수 있도록 이맘때 씨앗을 뿌려두는 것이 겨울 김장을 준비하는 전통적인 방식이었죠. 텃밭을 가꾸는 분들이라면 지금부터 가을 작물 준비를 슬슬 시작해볼 만한 시점입니다.
또한 칠월칠석을 전후한 시기와 맞물려 있어, 낮의 더위와는 별개로 밤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예로부터 전해져 옵니다. 입추가 지나면 보름 남짓 뒤에는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처서가 이어지는데, 두 절기를 함께 놓고 보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흐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입추는 김장 작물을 심기 시작하는 시점이자, 처서로 이어지는 가을맞이의 첫 신호탄입니다.
달력 위의 가을과 실제 체감하는 가을 사이에는 여전히 시차가 있지만, 입추는 매년 어김없이 계절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이정표 같은 절기입니다. 당장은 무더위가 이어지더라도 아침저녁 공기의 변화를 느끼며 옷차림과 컨디션 관리를 미리 챙겨두면, 다가올 환절기를 한결 수월하게 넘길 수 있을 것입니다.